제가 살고 있는 곳에서 운전을 하다 보면 도로 옆으로 드넓은 밭들은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고, 소나 말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른 봄이나 늦가을 즘에 거름 냄새가 온 동네를 뒤덮는 경우도 있고요. 어젯밤처럼 천둥 번개를 동반한 엄청난 폭우가 오면 아주 가끔 정전이 됩니다. 한국식 중국집을 가고 싶으면 차로 1시간 반 정도는 가야 합니다.
대략 어느 정도의 시골인지 감이 오실 거라 생각됩니다.
외국에 나오면 애국자가 된다는데 아침에 잠시 BTS 덕분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운전 중 듣고 있던 아침 마당 같은 지역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프렌즈 리유니온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여성 디제이가 프렌즈 리유니온 특별 게스트로 나오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여러 게스트 중 유난히 잘 들리던 BTS... 듣고 있으니 흐뭇해집니다.
흐뭇해지는 것도 잠시 남성 디제이가 여성 디제이에게 아주 시니컬하게 질문을 합니다. "여기 BTS가 왜 나와?"
여성 디제이가 남성 디제이에게 약간 쏘아붙이듯 "BTS가 나오면 안 되니?" 하면서 자세한 설명을 해줬습니다. "BTS 멤버 중 한 명이 프렌즈로 영어 공부를 즐겁게 해서 프렌즈 팬으로서 나오는 거야."
여성 디제이의 아주 깔끔한 설명을 들어보니 아마도 BTS 팬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시골에서 반갑게 만난 K-Food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이 서론이 너무 길었습니다.
미국은 다음 주 월요일이 메모리얼 데이로 (한국의 현충일과 비슷한 날) 공휴일입니다. 연휴를 맞아 생필품과 먹거리를 사려고 코스코에 들렀습니다.
코스코에서 신라면 블랙 사발면, 생생 우동, 김, 비비고 만두와 같은 K-Food는 자주 봐왔던 제품이었고, 최근에는 라볶이를 구매한 적도 있었습니다. (예전 포스팅에서 라볶이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자주 봐왔던 제품을 뒤로하고 지나가던 중 너무도 익숙한 글자가 보였습니다.
"팔도 새우칩"
농심이 아닌 팔도에서 새우깡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팔도 새우칩을 지나 아주 익숙한 비주얼의 과자를 또 만났습니다. 또 다른 종류의 새우칩으로 한국에서 먹어봤던 알새우칩과 유사한 모양의 과자로 뒷면을 보니 한국 제품이었습니다.
너무 반가운 마음에 두 개다 카트에 집어넣었습니다.
한국 과자를 구매했다는 기쁜 마음으로 쇼핑하던 중 만나게 된 또 다른 K-Food에 기쁨이 두 배가 되었습니다.
"빙그레 메로나" 한국에서 즐겨 먹었던 아이스크림을 이런 시골에서 만나다니, 거기다 멜론맛이 아닌 새로운 맛은 먹어본 적도 없는데...
정말 보람찬 쇼핑이구나 하던 차에 만나게 된 마지막 선물은 "돌김자반"
오늘처럼 코스코에서 여러 개의 한국 제품을 구매한 것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미국 코스코에서 제가 오늘 만난 제품들 외에도 많은 K-Food를 판매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자주 들어왔습니다. 코스코도 지역마다 물건이 약간씩 다르기 때문에 미국 내 대도시에서는 다양한 K-Food를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제가 살고 있는 중소도시에 있는 코스코에서는 볼 수 있는 K-Food가 그동안 상당히 한정적이었습니다.
앞으로 이런 시골 코스코에서도 다양한 K-Food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가지며 즐거운 쇼핑을 마쳤습니다.
반가운 K-Food 덕분에 기분 좋은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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