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일하는 곳에 작년에 대학교를 졸업하고 저와 함께 일하게 된 테크니션이 있습니다. 제 밑에서 일하기는 하지만 제가 일하는 곳에서는 상하관계를 그다지 따지지 않는 분위기이고, 최근에 업무를 가르쳐주면서 친분도 많이 쌓이고 해서 일하면서 잡담도 하고 지내는 사이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 테크니션에게 모르는 업무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고 잠깐 잡담할 시간이 있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아주 뜬금없이 "너 한국에서 학교 어디 나왔어?" (대략 "Where did you attend univserity in Korea?" 이런 식으로) 질문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 내가 뭘 잘 못 들었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갑자기 일하다 말고 이 타이밍에 저 질문을 왜???
약간 벙찐 표정으로 (사실은 조금 꼰대스런 표정으로) "너 지금 뭐 물어본 거니? 내가 나온 학교 물어봤어?"
그렇다는 대답을 하곤 훅 들어온 질문은
"Did you attend SNU?"
너무 갑작스러운 질문에 SNU가 뭐지라는 생각을 잠깐 하다가 내가 아는 그 SNU를 말하는건가......
"네가 말하는 SNU, 한국에 있는 대학교 말하는 거지?라고 제가 다시 물었고
그 친구가 "응 SNU, 너 SNU 나왔냐고?"
헐.. "아니, 나 SNU 안 나왔는데. 근데 너 SNU는 어떻게 알아?"라고 질문을 했더니
그 친구 왈 "나 오징어 게임 봤는데 거기에 나온 캐릭터 한 명이 SNU 비즈니스 스쿨 나왔다고 그러던데, 한국에서 SNU가 좋은 학교라고 그랬던 것 같은데."
갑작스러운 질문이었지만 오징어 게임이 정말 대세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 친구에게 SNU가 어떤 학교인지 대략적으로 설명도 해주고 오징어 게임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너무 재미있게 봤다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쉬지 않고 시리즈를 끝냈다는 이야기와 한국엔 재미있는 컬처들이 많은 것 같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예전 포스팅을 보시면 제가 사는 곳이 얼마나 시골인지 아실 겁니다. SNU가 유명한 학교이긴 하지만, 이런 시골에 사는 미국 촌놈도 이제 SNU를 아는 시대가 되었나 봅니다.
타향에 살면서 이런 작은 일들로 가끔은 국뽕에 취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참고로 제 주변에 있는 미국 애들이 오징어 게임을 정말 많이 봤더라구요. 넷플릭스 시청률 1위인 이유를 몸소 체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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